
내년에 아버지가 칠순을 맞는다.
회사도 이제 오래 다니기 어려울 테고, 퇴직하고 나면 지금처럼 매달 월급이 들어오는 생활도 끝나게 된다.
그래서 요즘 하나씩 알아보고 있는 게 부모님의 노후 준비다.
가장 먼저 떠오른 건 국민연금이었는데 알아보다 보니 생각난 게 하나 있었다.
예전에 아버지가 기초연금을 한번 알아보셨던 적이 있다.
정확히 기억나지는 않지만 2024년쯤이었던 것 같다.
그때 아버지는 집이나 다른 부동산 같은 것까지 계산해 보니 본인은 기초연금을 받을 수 없다고 하셨다.
나도 그때는 그냥, '집이 있으면 기초연금을 못 받는 건가 보다.' 정도로 생각하고 넘겼다.
그런데 내년에 퇴직을 앞두고 다시 알아보니 이게 그렇게 단순한 제도가 아니었다.
무엇보다 2024년과 지금의 기준도 달라져 있었다.
그래서 이번에는 현재 기준으로 기초연금이 어떻게 계산되는지 제대로 알아봤다.
기초연금, 예전의 '기초노령연금'과 같은 걸까?
부모님 세대에서는 아직도 '기초노령연금'이라는 말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완전히 틀린 기억은 아니다.
현재의 기초연금이 도입되기 전에는 '기초노령연금'이라는 제도가 있었고, 2014년 7월부터 지금의 '기초연금'으로 전환됐다.
당시 기초노령연금은 월 최대 99,100원이었는데 기초연금이 도입되면서 최대 월 20만 원으로 크게 올랐다. 만 65세 이상 어르신 가운데 소득·재산 수준 등을 기준으로 약 70%를 대상으로 하는 구조도 이때 정착됐다.
이후 기준연금액은 계속 올라왔다.
2014년 20만 원으로 시작해 2018년 9월 25만 원으로 올랐고, 이후 물가 등을 반영하면서 계속 인상됐다.
현재 2026년 기준 기초연금 기준연금액은 월 최대 349,700원이다. 2025년 342,510원에서 소비자물가상승률 2.1%가 반영돼 7,190원 올랐다.
그런데 65세가 넘으면 349,700원을 다 받는 걸까?
여기서 가장 많이 헷갈릴 수 있다.
만 65세가 됐다고 해서 무조건 기초연금을 받는 것은 아니다.
먼저 '소득인정액'이라는 금액을 계산한다.
2026년 기준으로 이 소득인정액이
구분2026년 선정기준액
| 배우자가 없는 노인가구 | 월 247만 원 이하 |
| 배우자가 있는 노인가구 | 월 395만2천 원 이하 |
여기에 들어와야 기초연금 대상이 될 수 있다.
여기서 중요한 건 '월 소득'이 아니라 '월 소득인정액'이라는 점이다.
예를 들어 아버지가 월급을 200만 원 받는다고 해서 소득인정액이 바로 200만 원이 되는 것도 아니고,
반대로 월급이 없다고 해서 소득인정액이 0원이 되는 것도 아니다.
집, 토지, 예금, 국민연금 같은 것들도 함께 계산하기 때문이다.
기초연금 계산의 핵심, '소득인정액'

소득인정액은 크게 두 가지를 더해서 계산한다.
소득인정액 = 소득평가액 + 재산의 소득환산액
쉽게 말하면
① 매달 들어오는 돈
② 가지고 있는 재산을 월소득으로 환산한 금액
을 합치는 방식이다.
① 월급은 그대로 소득으로 잡히지 않는다
근로소득이 있는 경우에는 일정 부분을 먼저 공제한다.
2026년 기준 계산 방식은 다음과 같다.
근로소득 평가액 = (월 근로소득 - 116만 원) × 70%
즉 월급 전체를 소득으로 인정하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월 근로소득이 250만 원이라면 단순 계산으로는
250만 원 - 116만 원 = 134만 원
134만 원 × 70% = 약 93만8천 원
정도가 근로소득 평가액으로 반영되는 방식이다.
그리고 여기에 국민연금과 같은 공적연금소득, 사업소득, 재산소득 등이 추가된다.
이 부분을 보면서 한 가지 생각이 들었다. 현재 아버지가 회사에 다니고 있기 때문에 2024년 당시에는 부동산뿐 아니라 근로소득까지 함께 계산돼 기준을 넘었을 가능성도 있다. 반대로 퇴직하면 근로소득이 사라지기 때문에 같은 부동산을 가지고 있더라도 기초연금 대상 여부가 달라질 수 있다.
② 집이나 토지는 어떻게 계산될까?
아버지가 예전에 "부동산 때문에 안 된다"고 했던 부분이 바로 여기에 해당한다.
그런데 집을 가지고 있다고 해서 집값 전체를 월소득처럼 계산하는 것은 아니다.
일반재산에서 지역별 기본재산액을 먼저 공제한다.
2026년 기초연금 산정 기준은 다음과 같다.
지역 구분기본재산 공제액
| 대도시 | 1억3,500만 원 |
| 중소도시 | 8,500만 원 |
| 농어촌 | 7,250만 원 |
그리고 금융재산은 별도로 2,000만 원을 공제한다.
부채도 일정 기준에 따라 재산에서 차감된다.
남은 재산에 연 4%의 소득환산율을 적용한 뒤 12개월로 나눠 월 소득으로 환산한다.
대략적인 구조는 이렇다.
{(일반재산 - 기본재산액) + (금융재산 - 2,000만 원) - 부채} × 연 4% ÷ 12개월
여기에 일정한 고가 자동차나 회원권 등이 있다면 별도의 방식으로 추가된다.
집이 있다고 무조건 기초연금을 못 받는 것은 아니다
이 부분이 내가 이번에 알아보면서 가장 잘못 알고 있었던 부분이었다.
예를 하나 들어보자.
※ 아래 금액은 제도를 이해하기 위한 단순 예시이며 실제 판정과는 다를 수 있다.
중소도시에 기초연금 산정상 인정되는 일반재산이 4억 원 있고, 다른 재산과 부채가 없다고 가정한다.
중소도시 기본재산액 8,500만 원을 제외하면
4억 원 - 8,500만 원 = 3억1,500만 원
여기에 연 4%를 적용하면
3억1,500만 원 × 4% = 1,260만 원
이를 12개월로 나누면
월 약 105만 원
정도가 재산의 소득환산액이 된다.
즉 '4억 원짜리 재산을 가지고 있다'와 '매달 4억 원을 기준으로 탈락한다'는 전혀 다른 이야기다.
실제로는 부동산 평가금액, 다른 재산, 금융자산, 부채, 자동차, 소득 등이 함께 반영되므로 주민센터나 국민연금공단의 공식 계산 결과를 확인해야 한다.
그렇다면 2024년과 지금은 얼마나 달라졌을까?
아버지가 기초연금을 알아봤던 것으로 기억하는 2024년과 지금을 비교해봤다.
연도단독가구 선정기준액부부가구 선정기준액
| 2024년 | 213만 원 | 340만8천 원 |
| 2025년 | 228만 원 | 364만8천 원 |
| 2026년 | 247만 원 | 395만2천 원 |
2024년과 2026년을 비교하면
단독가구는 34만 원,
부부가구는 54만4천 원
기준이 높아졌다.
기초연금 최대 금액도 달라졌다.
2024년 월 최대 334,810원에서
2025년 342,510원,
2026년에는 349,700원까지 올랐다.
그래서 2024년에 소득인정액이 기준을 조금 초과해 탈락했던 사람이라면 지금은 다시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
재산 기준도 조금씩 바뀌고 있다
선정기준액만 올라간 것도 아니다.
2024년에는 자동차와 관련된 기준도 바뀌었다.
그전까지는 차량가액 4천만 원 이상뿐 아니라 배기량 3,000cc 이상 차량도 고급자동차로 분류될 수 있었는데, 2024년부터 배기량 기준이 폐지됐다. 자동차의 배기량만 크다는 이유로 기초연금에서 불리해지는 문제를 개선한 것이다.
2025년에는 기초연금 소득인정액을 계산할 때 공제할 수 있는 교육비·의료비 범위를 비동거 직계 존·비속까지 확대했고, 기초연금을 신청했다 탈락한 사람에게 다시 수급 가능성을 확인해주는 수급희망 이력관리제도도 개선됐다.
즉 기초연금은 한번 기준이 정해져 계속 그대로 가는 제도가 아니다.
금액도 달라지고, 선정기준액도 달라지고, 세부 계산 방식도 조금씩 바뀐다.
국민연금을 받고 있어도 기초연금을 받을 수 있다
이것도 처음에는 조금 헷갈렸다.
'국민연금을 받고 있으면 기초연금을 못 받는 것 아닌가?'
결론부터 말하면 그렇지 않다.
국민연금을 받더라도 만 65세 이상이고 소득·재산을 계산한 소득인정액이 선정기준액 이하라면 기초연금을 함께 받을 수 있다.
다만 국민연금 수령액과 국민연금의 소득재분배급여금액(A급여액)에 따라 실제 지급되는 기초연금액이 줄어들 수 있다.
또 부부가 모두 기초연금을 받는 경우에는 각각 산정된 기초연금액에서 20%가 감액될 수 있다.
그래서 '대상 여부'와 '실제로 얼마를 받느냐'는 따로 생각해야 한다.
기초연금은 어디에서 어떻게 신청할까?

기초연금 대상이 될 것 같다면 자동으로 지급되는 것이 아니라 직접 신청해야 한다.
신청 방법은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
기초연금은 전국 읍·면·동 주민센터 또는 행정복지센터에서 신청할 수 있고, 가까운 국민연금공단 지사에서도 신청할 수 있다.
직접 방문하기 어렵다면 복지로 홈페이지나 모바일을 이용해 온라인으로도 신청할 수 있다.
언제부터 신청할 수 있을까?
처음 기초연금을 신청하는 경우에는 만 65세 생일이 속한 달의 한 달 전부터 신청할 수 있다.
예를 들어 10월에 만 65세가 된다면 9월 1일부터 신청할 수 있는 방식이다.
이미 만 65세가 지난 사람이라면 언제든지 신청할 수 있다.
신청한 뒤 대상자로 결정되면 일반적으로 신청한 달부터 기초연금이 지급되며, 만 65세 이전에 사전 신청한 경우에는 만 65세가 되는 달부터 지급된다.
직접 방문해서 신청하는 방법
가장 익숙한 방법은 주민센터나 국민연금공단 지사를 직접 방문하는 것이다.
신청 장소는 주소지 관할 주민센터뿐 아니라 전국 읍·면·동 행정복지센터와 국민연금공단 지사를 이용할 수 있다.
부모님처럼 온라인 신청이 익숙하지 않은 경우라면 이 방법이 오히려 편할 수 있다.
특히 소득이나 부동산, 금융재산 때문에 본인이 대상인지 애매하다면 단순히 서류만 제출하는 것보다 현장에서 상담을 함께 받아보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다.
온라인으로도 신청할 수 있다
직접 방문하지 않아도 복지로를 통해 기초연금을 온라인으로 신청할 수 있다.
본인 인증 후 복지서비스 신청을 통해 진행할 수 있으며 PC뿐 아니라 모바일에서도 신청할 수 있다.
부모님이 온라인 신청에 익숙하지 않다면 자녀가 옆에서 절차를 함께 확인해보는 것도 방법이다.
다만 가족이 대신 신청하는 경우에는 신청인과 대리인의 관계나 위임 여부에 따라 추가 서류가 필요할 수 있으므로 방문 전에 주민센터 또는 국민연금공단에 확인하는 것이 안전하다.
준비해야 할 서류는?
신청자의 상황에 따라 필요한 서류가 조금씩 달라질 수 있다.
특히 배우자가 있는 경우에는 배우자가 아직 만 65세가 되지 않았더라도 배우자의 소득과 재산을 함께 조사하기 때문에 배우자의 금융정보등제공동의서가 필요하다.
실제 방문 전에 국민연금공단 고객센터 1355나 주민센터에 연락해 필요한 서류를 한번 확인하고 가는 것이 가장 확실하다.
직접 방문하기 어려운 부모님이라면?
국민연금공단에는 '찾아뵙는 서비스'도 있다.
거동이 불편하거나, 거리가 멀거나, 생업 때문에 직접 방문하기 어려운 경우 국민연금공단 직원이 직접 방문해 기초연금 신청을 도와주는 서비스다.
국민연금공단 고객센터 1355를 통해 신청할 수 있다.
예전에 탈락했어도 다시 신청할 수 있다
이 부분은 우리 아버지처럼 과거에 기초연금 대상에서 탈락했던 경우에 특히 중요하다.
한 번 탈락했다고 해서 계속 신청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
소득이나 재산이 달라졌거나, 매년 기초연금 선정기준액이 변경되면서 다시 대상이 될 수도 있다.
특히 기초연금을 신청할 때 '수급희망 이력관리'를 신청해두면, 탈락하더라도 이후 일정 기간 동안 소득 수준이나 선정기준 변화를 확인해 다시 받을 가능성이 생겼을 때 신청 안내를 받을 수 있다. 국민연금공단은 이 제도를 통해 재신청 안내를 운영하고 있다.
우리 아버지처럼 과거에는 근로소득과 부동산 등을 함께 계산해 기준을 넘었더라도,
퇴직 후 근로소득이 없어지거나 선정기준액이 올라간다면 결과가 달라질 수도 있다.
그래서 과거에 한번 탈락했다는 이유만으로 포기하기보다는 현재 기준으로 다시 확인해보는 것이 중요하다.
결국 우리 부모님은 다시 한번 계산해봐야겠다
처음에는 단순히 '우리 아버지는 집이 있어서 기초연금을 못 받는다.' 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자세히 알아보니 그렇게 단순한 문제가 아니었다.
집이 있더라도 기본재산액을 공제한 뒤 월 소득으로 환산하고, 근로소득도 일정 금액을 공제한 뒤 반영한다.
무엇보다 2024년 당시 단독가구 213만 원, 부부가구 340만8천 원이었던 선정기준액이 2026년에는 각각 247만 원, 395만2천 원으로 올라갔다. 그리고 아버지가 퇴직하면 현재 들어가고 있는 근로소득도 크게 달라진다.
결국 우리 부모님의 경우에는
2024년에 탈락했다는 사실보다 현재 소득과 재산으로 다시 계산해보는 것이 더 중요하다.
다음에는 실제로 부모님의 국민연금, 부동산, 금융재산 등을 대략 확인해서
'아버지가 퇴직하면 한 달에 얼마를 받을 수 있을까?' 를 직접 계산해보려고 한다.
국민연금만으로 생활하게 되는지,
기초연금도 받을 수 있는지,
퇴직금은 어떻게 활용하는 게 좋은지,
건강보험료는 얼마나 달라지는지까지 하나씩 알아볼 생각이다.
막연하게 '부모님 노후는 알아서 준비하셨겠지'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아버지의 퇴직이 가까워지니 내가 모르는 게 생각보다 많았다.
※ 이 글은 2026년 9월 현재 보건복지부, 국민연금공단 및 국가법령정보센터의 공식 자료를 기준으로 정리했습니다. 기초연금은 개인별 소득·재산 구성과 각종 공제에 따라 실제 결과가 달라질 수 있으므로 최종 수급 여부는 국민연금공단 또는 행정복지센터에서 확인하는 것이 정확합니다. 2027년 선정기준액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으므로 아버지의 실제 퇴직 시점에는 다시 확인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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